테카르트에게 있어서 관념이란?

데카르트가 근대 이후의 관념에 대한 생각을 거의 처음으로 정립했을 것입니다. 그 이후의 관념은 그전의 관념에 대한 생각과는 확연히 달라집니다. 다음 인용문을 보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. 재미있는 점은 이런 점이 신의 개념을 필요로 하게 된다는 점이죠.

여기서 데카르트는 생득 관념과 ‘나에게 사실상 일어난’ 사실적 사건을 구별한다. ‘생득 관념’(idea innata)들은, ‘사물’ ‘진리’ ‘사고’ 및 ‘연장’등의 관념들과 같이, 나의 본성 자체로부터 내가 가지고 있는 관념들이다. 여기서 연장이라 함은, 나에게 감각적으로 제시되고 또 내가 내 눈앞에 떠올리고 있는 양초 조각의 다른 성질들처럼 변하고 증가하거나 감소되는 그런 연장이 아니라 오직 나의 지성만이 포착할 수 있는 연장을 가리키고 있다. 이처럼 아주 작은 어떤 빛나는 원반과 같은 태양 관념은, 외감 기관으로부터 나에게 오는 관념으로서, 어떤 객관적 실재와는 일치되지 않는다. 그러나 “천문학적 근거들에 입각해서 파악된, 즉 내가 함께 지니고 태어나게 된 특정 관념들에 의해서 파악된” 태양 관념은 자기 자체 안에 객관성을 담지하고 있다.

이렇게 해서 관념은 우리에게 어떤 실재의 나타남이 된 것이 아니라 정신과 실제 사이의 어떤 매체적인 ‘무엇’이 되게 된다. 관념은 직접 인식되는 대상이 되었다. ‘우리 안에’ 있는 이 대상에는 ‘우리 바깥’의 어떤 신비스러운 실재가 상응해야 한다. 바로 신이 이 상응의 보장자이다.

출처

160 쪽, 인식론의 역사, 소피아 로비기 저/ 이재룡 역